빚더미에도 끄떡없는 중국 경제… 비관론자들 "붕괴 지연되는 것일 뿐"

입력 2018-01-22 19:50  

총부채비율 GDP의 256% 달해
시진핑 '부채와의 전쟁' 선포 이후
작년 1~9월 부채 증가율 둔화
경제성장률도 7년만에 반등

작년 경기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
350억달러 손실…자산가치 '반토막'
"중국 경제, 사망선고 받은 암환자"



[ 허란 기자 ] 지난해 중국 경기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봤다. 이들은 중국을 떠받치고 있는 막대한 부채 규모와 부동산 거품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7년 만에 다시 높아졌다. 비관론자들은 중국 경제의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너무 일찍 베팅한 것일까.


◆희비 엇갈린 중국 ETF

중국 본토 주식과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지난해 350억달러 이상 손실을 내며 자산 가치의 절반 이상이 증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단적인 예로 중국 증시 상승폭의 3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인(Yinn)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해 130% 수익률을 거둔 반면 하락장에 베팅한 양(Yang) ETF는 자산의 3분의 2를 까먹었다.

중국 증시 하락장에 베팅하는 헤지펀드는 2009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규모 부채로 떠받쳐온 중국 경제 성장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다. 2001년 미국 에너지회사 엔론의 회계부정 사태 직전 ‘매도(쇼트)’ 전략으로 큰 수익을 거둔 제임스 차노스 카이니코스어소시에이츠 회장은 두 번째 ‘빅 쇼트’ 대상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에클레티카애셋매니지먼트의 휴 헨드리, 헤이맨캐피털의 카일 배스, 패스포트캐피털의 존 버뱅크, 오디애셋매니지먼트의 크리스핀 오디 등 내로라하는 헤지펀드업계 투자 거물들이 줄줄이 중국 경제 붕괴에 베팅했다.

위안화 하락에 베팅한 이들은 2016년 초 중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본 유출이 거세지면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1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풀었지만 2016년 말 위안화는 달러 대비 12%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황은 반전했다. 중국 GDP 증가율이 6.9%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다시 늘었고, 위안화 가치가 원상회복하면서 매도 전략을 쓴 헤지펀드는 대부분 사라졌다.

◆신용관리에 다른 시선

중국 정부가 부채관리 역량을 보여주면서 중국 경기 하락론은 힘을 잃고 있다. 마이클 고메즈 핌코 펀드매니저는 “하락론자들은 중국 정부가 부채 및 환율 관리를 할 만한 의지와 돈이 있다는 사실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빚’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 정부, 가계, 비금융 지방기업의 총부채는 GDP 대비 256%로 급증했다. 대출을 포함한 중국 은행권 자산은 GDP 대비 310%로 5년 전(240%)에 비해 급격히 불어났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부채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새로운 시대’ 선언에 따라 은행권은 금융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들은 무리한 인프라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

네이멍구 바오터우시 정부는 47억달러 규모의 지하철 건설을 중단했으며, 인근 베이량 지역도 234억위안 규모의 12만 가구 아파트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 올해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 부채를 구조조정하기 위해 은행과 정부 사이의 자산 뒤섞기를 진행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9월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중이 전년 대비 4%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직전 연도의 42%포인트 상승폭에 비하면 대폭 둔화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GDP 대비 부채 비중이 하락했다고 JP모간은 추산했다.

◆‘그림자 금융’ 위험 여전

비관론자들은 여전히 중국 경제 상황이 바뀐 게 없다고 주장한다. 패트릭 쇼바넥 실버크레스트애셋매니지먼트 수석전략가는 부채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중국 경제에 빗대 “3개월 뒤 사망선고를 받은 암환자가 그 이상을 산다고 해서 암이 치료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시진핑 집권 2기의 강도 높은 부채관리가 또 다른 위험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의 그림자 자산(장부에 잡히지 않는 자산)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아예 그림자금융을 금지하는 조치로 치달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차노스 회장은 “중국은 거대한 빚덩어리”라며 “중국 정부가 언제까지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금융시스템의 규모, 복잡성, 성장 속도는 금융안정성 위험 증가를 가리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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